​심심풀이라기 보다 시간 죽이기다. 

사실 난 자전거로 통학하지만 자전거는 아직 교내 자전거보관소에 놓아둔 그대로이다. 

이건 아직 돌아갈 마음은 없다는 의사표명이기도 했다. 

산책이라면 산책이지만. 물론 난 건강함을 지향하는 인간은 아니다. 

시간 죽이기라면 학교 안에서 해도 괜찮겠지만 집에 있기 힘든 것과 마찬가지로 학교 안도 그 나름대로 힘들었다. 종업식 오후라고는 하지만 부활동을 하는 사람 수는 많다. 

노력하는 사람은 대하기 힘들다. 

뭐, 우리 학교는 그 정도로 부활동에 열심인 편은 아니지만. 예외는 작년 무언가의 실수로 입학한 괴물 같은 대형 신인이 입부한 여자농구부 정도로 나머지는 대개

그런고로 그 정도의 이유도 없지만 그냥 학교 주위를 선회하듯 걸은 후, 역시 배도 고프니 슬슬 교내에 자전거를 가지고  집에 가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거기서 난 의외의 인물을 발견한 것이다. 

봄방학이라서 자신을 2학년이라 해야 할지 3학년이라 해야할지 솔직히 미묘했지만 어쨌든 같은 학년의 유명인 하네카와 츠바사 가 내 앞으로 걸어오고 있었다. 

양손을 머리 뒤로 돌려서 순간 뭘 하는건가 싶었으나 아무래도 세갈래로 땋은 머리 위치를 고치고 있는 것 같다. 그녀는 긴 머리카락을 하나의 세갈래 땋기로 묶어놓은 것이다. 세갈래 땋기가 최근에는 드문 것인데다가 앞머리까지 일직선으로 가지런히 잘랐다.